최근에 변기가 막혀버렸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 뭔가 시원찮은 상태입니다. 분명 첫 번째 물을 내릴 때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 약하게 물 흐르는 소리가 오랜 시간 지속되었습니다. 또한 연속으로 물을 내리면 작동을 안 하며 내려가는 힘도 약해진 느낌입니다. 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고 결국 숨고를 통해 전문가를 부르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헛돈 쓰지 말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습니다.
변기 뚫는 다양한 방법
돌이켜보면 사실 너무 다양한 변기 뚫는 방법이 검색된다는 것이 이 일의 발단이었습니다. 뚫어뻥, 샴푸, 뜨거운 물, 락스, 비닐봉지, 페트병, 콜라 등등 동영상도 많이 검색됩니다. 일반인은 자주 겪는 일이 아니다 보니 난이도가 쉬운 일 먼저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뚫어뻥을 유튜브에서 배운 대로 각도와 임팩트를 줘서 시도도 해봤고, 뜨거운 물과 락스, 샴푸, 콜라 등을 각각 시도해 봤으며, 심지어 세 가지를 전부다 조합도 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변화가 없었고 결국 숨고를 통해 전문가를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전문가를 부르기 전에 아파트 관리사무실에 요청을 먼저 했습니다. 하시는 말씀은 관리사무실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사실 별반 다르지 않으니, 그래도 변기가 안 뚫렸다면 전문가를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제 남은 일은 숨고를 통하는 일 밖에는 없게 되었버렸습니다.
숨고
물가가 오른 24년 현재 기준으로 기본 출장만 와도 5~1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분명 물은 내려가서 사용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지만, 변기가 막혀있는 것을 방치해서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될까 봐 비용을 치르고 전문가와 함께 변기를 살펴봤습니다. 숨고를 통해 전문가와 상담하며, "뭘 해도 안됩니다. 유튜브에 나와있는 것은 거의 다 해본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심하게 막혔을 경우에는 빨아드려야 하니 할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답변하셨습니다. 신뢰가 가더군요. 방문하는 날 뭔가 강력한 장비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전문가는 냄새가 심할 테니 창문을 다 열어놓으라고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각오를 하고 과정을 지켜보는데, 웬걸 아무리 변기를 빨아드려도 너무 깨끗한 것입니다.
전문가 진단
전문가께서 한참을 살펴보더니 허무하게도 이건 변기가 막힌 게 아니고 볼탑을 교체해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출장비 7만 원만 허공에 날아가버리게 되었습니다.
위 동영상은 빠른 1.5배 재생을 했음에도 물이 전혀 차오르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볼탑이 고장 나서 물 차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고, 그것을 변기가 막혔다고 생각해서 제대로 헛발질을 했던 것입니다.
저처럼 위 현상을 변기 막힌 것으로 오해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에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꼭 음량을 키워서 들어보세요. 물 흐르는 소리가 다릅니다. 결국 다시 관리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볼탑 교체를 요구하였고, 이번 주에 방문하기로 업체와 일정을 협조했습니다.
다소 허무한 결말입니다만, 어쩌면 다행이기도 합니다. 인터넷 세상에 정보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아 위와 같이 공돈과 시간을 날리는 일이 발생한 듯싶습니다. 비슷한 문제로 고민 중이신 분이라면 저처럼 애먼 곳에 힘쓰지 마시고, 꼭 변기 볼탑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끔 있는 일이다 보니 당황스럽겠지만 정확한 문제 진단이 올바른 해결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