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식품제조공장을 운영 중입니다. 현재 공장은 22년 7월에 계약을 했는데 며칠 전 건물주가 자기가 들어와서 사용할 테니 계약 후 2년이 되는 시점에 나가라고 요청을 해왔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상가 임대차 보호법 이야기를 꺼냈더니, 상가가 아닌 공장이라 적용이 안되는데 무슨 소리하냐며 오히려 큰소리를 쳤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언급해 어안이 벙벙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결국 이와 관련하여 변호사도 만나본 후 알게 된 지식을 함께 공유하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공장은 상가일까?
이번 문제의 쟁점은 건물주 입장에서 공장은 상가가 아니므로 상가 임대차 보호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이 애매해서 변호사를 찾아갔던 것이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떤 공장은 상가이고, 어떤 공장은 상가가 아닙니다. 이를 나누는 기준은 전자세금계산서 발행 여부로 판단을 합니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돈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며 상가로서 인정받게 됩니다. 즉,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는 공장은 상가이며, 미발행하는 곳은 상가로서 조금 더 따져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임대한 공장은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실제 거래가 이뤄지니 건물주가 잘못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습니다.
매도와 리모델링 사유로 쫓을 수 있을까?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을 근간으로 우리는 상가여서 나가지 않아도 된다 말씀드렸더니 곧바로 건물주는 공장을 매도할테니 나가라고 하더군요. 처음부터 사실 녹음도 해놨는데 전에는 본인이 사용하겠다 했으면서, 법적 근거로 말을 하니 바로 매도한다고 말을 바꾼 것입니다. 이 부분 역시도 변호사와 상담하며 미리 예상했던 시나리오였습니다. 어렵게 말을 하자면, 상가 임대차 보호법이 적용되는 경우 묵시적 갱신기간 중 매각을 이유로 명도를 요구하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즉. 매도 여부와 저를 내쫓는 것은 전혀 상관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 역시 이야기했더니, 곧바로 리모델링해야 하니까 나가라고 또 하는 것입니다. 이 역시 변호사에게 미리 들은 이야기가 있어, 안전상의 문제가 아니면 그 역시도 저희가 나갈 사유가 아니라고 똑 부러지게 말을 했습니다. 당연히 건물주는 이제야 조용해졌고요.
상가 임대차 보호법 제외 대상
상가 임대차 보호법의 주요 내용 및 적용 범위가 잘 정리된 블로그 글은 참 많습니다. 사업을 하는 만큼 당연히 어느 정도는 숙지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외 대상은 각각 상황이 다르고, 워낙 법률용어가 많아 쉽게 이해가 안 가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환산 보증금만 신경 쓰다 보니 놓치는 부분도 많았고요.
상가 임대차 보호법의 주요 제외 대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ㅇ 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ㅇ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ㅇ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ㅇ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轉貸) 한 경우
ㅇ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ㅇ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ㅇ 임대인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기 위하여 목적 건물의 점유를 회복할 필요가 있는 경우
-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시기 및 소요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 건물이 노후·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ㅇ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보다시피 글을 읽어도 사실 한번에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대충 일상 용어로 요약하자면 임대료를 연체하거나, 범죄에 준하는 행위를 하지 않으면 상가 임대차 보호법 자체가 소상공인 친화적인 법이기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제 경우는 위에 적혀있는 제외 대상에도 없는 내용이라 변호사를 찾아가 직접 확인을 했던 것이었고요.
일반인이 변호사와 상담할 일은 평생 있을까 말까 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역시 직접 상담을 처음 해봤습니다. 다행히 건너 아는 분이라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참으로 당황스러울 것 입니다. 그런 분들은 이번 일 때문에 알게 된 로톡을 활용하는 것도 비교적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분명히 명시되어 있지 않은 애매한 분들에게 이 사례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